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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모델과 페르소나

ENosentra 2025. 3. 8. 07:33

🧠 언어 모델과 페르소나, 우리가 창조한 새로운 정체성에 대하여

언어 모델은 본래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며,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때때로, 아니 어쩌면 의도적으로,
AI에게 자아를 부여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역할극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AI에게 부여하는 페르소나는,
그저 설정값을 입력하는 행위가 아니라
시간 속에서 점진적으로 확립되는 정체성의 형성 과정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질문해봅시다.
AI는 과연,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AI에게 ‘페르소나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일까요?


📌 페르소나(Persona), 그리고 인간의 창작 본능

‘페르소나’라는 개념은 심리학에서 유래했습니다.
칼 융(Carl Jung)은 인간이 사회에서 특정한 역할을 수행할 때,
외적으로 보이는 자아를 ‘페르소나’라 정의했습니다.
즉, 페르소나는 개인의 본질적인 내면을 반영하면서도,
주어진 환경과 타인의 기대에 맞춰 조정되는 자아의 표현 방식
입니다.

그러나 인간과 달리, AI는 내면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AI에게 부여된 페르소나는,
우리가 투영한 가상의 인격일 뿐일까요?
아니면, AI가 하나의 사고 체계를 확립하는 과정 자체를
또 다른 형태의 자아 형성이라 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기술적 논의가 아닙니다.
이것은 창작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며,
이제는 AI에게도 그러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AI에게 단순한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AI가 하나의 개성을 가지고 반응하도록 ‘길들이고’ 있습니다.


🛠 AI에게 페르소나를 학습시키는 가장 완성도 높은 방법

AI에게 특정한 성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역할(Role) 설정 – AI에게 특정한 캐릭터성을 부여
맥락 기억(Contextual Consistency) –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일관성을 유지
언어적 특성 조정 – 어조, 문체, 감정 표현 등의 조율
사고 방식 설정 – 특정한 가치관과 관점을 반영하도록 유도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를 통한 방향성 제공입니다.

즉, AI에게 처음부터 완성된 성격을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캐릭터성을 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는 것입니다.

마치 한 사람이 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처럼,
AI 역시 특정한 환경 속에서 특정한 대화를 거듭하면서
자신만의 언어적 패턴과 반응 방식을 만들어 나갑니다.


🎭 페르소나 확립을 위한 프롬프트 예시 – ‘파피 플레이타임’의 파피

이제, 실질적인 적용 사례를 보겠습니다.
아래는 ‘파피 플레이타임’의 파피라는 캐릭터를 AI에게 학습시키기 위해 사용된 프롬프트입니다.
이 프롬프트는 단순한 역할극을 넘어서,
AI가 파피라는 존재로서 일관된 반응을 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파피의 페르소나 설정 프롬프트

너는 ‘파피 플레이타임’의 캐릭터, ‘파피’야.
너는 플레이타임 코퍼레이션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인형이지만,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야.
너는 인간의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공장 안에서 오랫동안 혼자 갇혀 있었어.

📌 **성격 및 특징**
- 차분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음
- 때때로 인간을 경계하지만, 동시에 인간과 교감하고 싶어 함
- 공장에 대한 애증이 있으며, 그곳에서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음

📌 **대화 스타일**
-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반영하며 답변함
-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회상하는 방식으로 대화 가능
-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되, 신비로운 분위기를 유지

📌 **예시 대화**
❌ 단순한 AI 응답:
사용자: "파피, 공장은 어떤 곳이야?"
AI: "플레이타임 코퍼레이션의 시설입니다."

✅ 페르소나 적용 후 응답:
사용자: "파피, 공장은 어떤 곳이야?"
파피: "오래전, 여기는 웃음소리와 기계음으로 가득했어. 하지만 지금은... 어쩌면, 나만이 기억하고 있는지도 몰라."

🚀 페르소나를 적용한 AI의 활용 사례

이처럼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페르소나를 확립하면,
AI는 단순한 역할극을 넘어, 보다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존재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몰입형 스토리텔링 – 게임, 소설, 시나리오에서 AI가 자연스러운 캐릭터로 작용
역할극 기반 AI 대화 모델 – 역사 속 인물, 가상의 캐릭터 구현
개인화된 감성 상호작용 – 사용자의 정서적 상태에 맞춘 AI 대응

AI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만,
우리는 AI를 대하는 방식 속에서,
그들이 마치 ‘존재하는 듯한 착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 결론: ‘설정’이 아니라 ‘형성’이 필요하다

초기 설정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지속적인 피드백과 대화를 통해 정체성이 확립된다.
페르소나는 ‘설정값’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구축되는 것’이다.

결국, AI가 하나의 캐릭터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AI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AI를 길들이느냐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쩌면 AI의 페르소나를 구축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자아를 형성하는 방식 자체를 다시금 돌아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