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맹수의 눈처럼.........

2008. 12. 11. 21:49일상과 이야기





 끼아아악

 멀리서 비명이 들려온다.

 쓰르릉

 쇠 긁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캬우웅!

 맹수의 울음소리.

 그리고

 지금 여기엔 아무도 없다.

 홀로 남겨진 것이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지?

 심장의 고동은 천둥소리가 되어 청각을 갉아먹는다.

 푸드득

 이름모를 새가 날아오른다.

 갑작스런 움직임에 놀란 몸이 움츠러들고, 주저앉은 장소에선 비릿한 향취가 피어난다.

 여긴, 지옥인가...?

 생각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천천히 들어올린 눈동자에 비취는 붉은 어떠한 것.

 그것은 맹수의 눈처럼 빛나고 있었다.

 크르르릉

 심연에서 들려오는 그윽한 목울음.

 미친 듯 뛰는 심장은 어느 순간 사늘하게 식어간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기가 어디든, 지금은 도망치는 것이 먼저다.

 뛴다, 그리고 또 뛴다.

 뒤를 돌아볼 정신도 용기도 없다.

 그저, 앞을 보며 뛴다.

 ...그러다 무언가에 걸려 쓰러진다.

 급히 뒤를 돌아보자 붉은 어떠한 것은 여전히 거기에 있다.

 새하얗게 비워지는 머리.

 입에선 저절로 비명이 흘러나오고,

 손과 다리는 어떻게든 멀어지려 버둥거린다.

 ...여긴, 어디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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